미국에서 왓챠 따위는 스트리밍이 되지 않으니까 훌루에서 킬링이브 시즌 1-4까지 모두 영어자막으로 보았다. 어려운 단어가 상당히 많이 나오고 영국 뿐만 아니라 타 유럽, 러시아, 히스패닉 등이 사용하는 다양한 영어 악센트가 나와 자막 쫓아가기가 힘들었지만 정주행 완료!
영어자막으로 보면 한글자막으로 볼때 재미의 70% 정도 밖에 못 느끼지만 굉장히 재밌게 봤으니까 정말 재밌는 미드(영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시즌1, 2는 너무 재밌어서 며칠만에 정주행을 완료하고 재탕 삼탕까지 해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시즌 3부터 좀 늘어져서 그냥 저냥 보다가 시즌 4는 유료라서 안 보다가 다른거 보는 김에 AMC플러스를 결제해서 봤는데 하루에 에피소드 하나씩 꾸역꾸역 봤다.
시즌 1, 2는 너무나 참신한 소재에 반전에 반전을 잇는 스토리, 영상미, 조디 코머의 아름다움, 배우들 연기력, 코믹요소 등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다채롭게 너.무.너.무 재밌었다.
그런데 시즌3, 4는 넘나 보링 보링... 용두사미였다. 킬링이브의 오래된 팬이 아니고 그냥 최근에 쭉 정주행한 드라마라서 정보를 찾아보니 시즌4에서 작가가 바뀌어 용두사미, 망작이 되었다는 평이 다수였다. 그래도 너무 재밌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꼭 봐야할 킬링이브 킬링 포인트로 후기를 남겨본다.
그냥 '조디 코머'
닥치고 조디 코머 하나만으로도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물론 이브 역의 산드라 오도 정말 연기 잘하고 다들 연기파 배우라서 그런지 그냥 표정 하나 하나 너무 공감되고 웃기고 심금을 울리고 그러지만 필자는 어쩔 수 없는 얼빠이고요...
특히 조디 코머는 그냥 예쁘다고만 생각한 배우인데 심각하게 예쁘잖아. 게다가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지 몰랐다. 매회 감상할수록 감탄만 나오는 배우이다.
킬링이브에서도 시즌1~2까지만해도 그냥 인형같이 예쁜 사이코패스 같은데 시즌4에서 이브에게 감정이입 된걸까 왜케 잘생기고 멋지고 듬직해보이는지 몰라.
초반에는 애처럼 구는 연기가 조금 오글거리기도 했는데 갈수록 연기가 늘은건지 표정연기 말잇못... 에미상 여우주연상까지 받았으니 말 다했다.
이 외에도 빌라넬의 화려한 패션, 여러 국적의 악섹트 연기도 일품이고요. 그냥 조디 코머 감상만으로도 본전 뽑을 드라마이다.
배우들의 코믹 연기
첩보, 청부살인, 사이코패스, 스파이, 국정원 이런 소재라 무겁고 잔인한 장면도 많이 나오지만 코미디 애호가로서 중간 중간 개그 요소가 심심치 않게 많이 나와서 더 재밌게 봤다. 영어자막으로 봐서 놓친 부분이 많을 것 같아서 나중에 한글 자막으로 꼭 다시 보고싶다.
기억에 남는 웃긴 장면들
- 시즌1-1에서 빌라넬이 거울로 자기 얼굴 여기 저기 뜯어 보면서 "Wow, beautiful."
- 사이코패스한테 사이코패스라고 하지 마라, 듣는 사이코패스 상처받는다.
- 캐롤린 허공에서 기타치는 장면(빼지도 않고 쌩뚱맞게 너무 잘해)
- 빌라넬과 콘스탄틴 딸 누가 더 외국어 잘하는지 대결하는 장면
- 시즌 4에서 빌라넬이 신장이식한 닭살커플 죽일지도 모를 것 같다니까 이브가 도와준다고 하는 장면
- 이브가 가라오케에서 샹들리에 부르는 장면(이 장면이 웃긴건 아닌데 SNL 주현영과 일본 아이돌 때문에)
이 외에도 웃기는 장면이 진짜 많은데 열거 하려면 나무위키 수준으로 작성해야 된다.
다양한 영어 악센트
지극히 개인적인 킬링포인트이지만... 미국에 살면서 부터 미드, 영드, 외국영화를 엄청 많이 보기 시작하고 여기서도 다양한 악센트를 듣기 때문에 귀가 약간 예민해졌는데 누구나 그렇듯 영국 악센트 흠모하지 않나요?
사실 나는 이상하게 예전부터 영국 악센트보다는 러시아 사람들이 영어 쓰는게 너무 좋단 말이지. (푸틴 싫어요) The O.A에서도 그렇고 호크아이에서도 그렇고 간간히 나오는 러시안 악센트가 너무 좋았다.
미국 영화 티비쇼에서는 러시아 사람들이 거의 악역, 단역으로 나오지만 킬링이브에서는 러시아 사람들이 완전 많이 나오면서 다같은 러시안이더라도 빌라넬, 콘스탄틴은 덜 하지만 다샤, 다른 러시안들은 악센트가 매우 강해서 알아듣기 힘들 정도이다.
조디 코머의 대단한 점은 실제로는 영국인인데 러시아인으로 나오면서 기본은 러시아 악센트 장착인데 극 중 영국인, 미국인 등의 행세를 하는데 그 나라들의 악센트를 구사해서 나중에는 영국인이라는 사실 조차 잊게 만든다.
내가 영어 고수는 아니라서 조디 코머가 영어 사투리를 얼마나 완벽하게 구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구글링을 해보니 원어민들 반응도 엄청 좋은편같다.
헬렌의 프랑스 영어 악센트도 좋았다. 헬렌 빅비치이지만 넘나 매력적이고요. 나쁜남자 만큼 매력있는 마성의 나쁜여자.
유럽 각지를 배경으로 영상미, 색감, 패션, 인테리어 등 (특히 헬렌 집) 볼 것도 너무 많고 참 재밌었던 드라마 킬링이브였는데... 시즌 3-4가 조금 노잼이라 인생드라마로 등극하진 않았지만 시즌 1,2는 너무 재밌어서 강추이고 시즌 1,2를 보면 아무리 3,4가 재미 없다고 해도 안 보고는 못 베긴다. 안 보신 분들 그냥 시즌4까지 다 보고 욕하세요!!
*여담이지만 킬링 이브를 보기 한참 전에 '세상에 없던 탐정 구경이'를 참 신선한 소재다하고 재밌게 봤는데 이제 보니 킬링 이브와 너무 비슷해서 실망했다.
표절까지는 아니지만 아줌마 탐정, 정보원, 젊고 예쁜 사이코패스 청부 살인자, 음모의 캐롤린, 용국장도 결이 비슷하다. 구경이는 한드스럽게 여러 등장인물들을 잘 비볐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너무 비슷해서 자꾸 비교된다. 물론 킬링이브가 엄청 매운 핵불닭맛이라 더 재밌을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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