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 조르지나라는 넷플릭스에 호날두의 여자 친구 조르지나의 일상을 그린 다큐멘터리인지 리얼리티인지가 올라왔다. 일상이라고 하기엔 내 것과는 너무 다른 그들이 사는 세상의 이야기라서 호기심 반 실눈(?) 반으로 내가 보고 싶은 부분만 보고 가소로운 부분은 넘기면서 정주행을 마쳤다.
다큐의 시작은 구찌의 판매 직원이었던 조르지나가 어떻게 호날두를 만났는지(라고 쓰고 '어떻게 신데렐라가 되었나'라고 읽는다.)에 대한 경위로 시작한다. 조르지나는 쿨하게, 명품 가방을 팔다가 이제는 그 가방들을 산다며 자신이 신데렐라가 된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는 엄청나게 화려한 조르지나의 일상을 보여준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혹해서 시청했다.
스페인에 사는 조르지나는 칸 영화제에 입고 갈 드레스를 사러 전용기를 타고 파리로 당일치기 쇼핑을 간다. 친구들과 초호화 요트 파티를 하며 프랑스, 모나코,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를 누비는 장면들이 가장 볼만하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있는 집 두채가 꽤 많이 나오는데 호날두의 슈퍼카들, 초호화 집 인테리어, 에르메스 가방이 즐비한 옷방 등을 볼 수 있다. 조르지나는 본인의 입으로 계속 패션에 엄청 열정적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명품으로 휘감은 패션이라서 큰 공감은 안 갔지만 흥미가 갔다는 것은 인정.
에르메스 쪼꼬미 가방들도 너무 귀여웠고, 무심하게 명품 티셔츠에 스니커즈 신는 건 좀 부러웠음... 그리고 대단히 화려한 몸매와 미모를 가져서 그냥 가슴이랑 엉덩이 수술했겠지라고 혼자 생각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웠다.
보기 불편하거나 가소롭다거나 너무 이미지 메이킹을 노린 장면들도 많다. (넘기면서 보면 됨)
쇼핑이나 여행갈 때 항상 베프라는 '자기들'을 대동하는데 친구들이 좀 시녀처럼 보인다.
친구들이 항상 조르지나 사진을 찍어주고 드레스를 골라주고 예쁘다고 칭찬해 주고...
내가 실눈 뜨고 봐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들이 사진 찍어줄 때 표정이 썩었거나 굉장히 시큰둥하게 예쁘다고 해주는 것 같았다. 친구들 인터뷰도 나오는데 대놓고 자기들이 조르지나의 친구로서 혜택 누려서 너무 좋다고 말하니 할 말은 없다.
그렇게 엄청나게 부유하고 화려한 조르지나의 일상을 보여주다가 후반 에피소드쯤에는 뜬금없이 보육원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사서 가고, 호날두와 영상통화를 시켜주는 선의를 베푼다.
또한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찾기 위해 고향에 찾아가는데 사람들이 조르지나를 알아보고 따라다니면서 사진, 싸인 요청을 한다.
이 장면은 위기의 주부들에서 가브리엘이 가난하고 상처받았던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고향에 찾아갔는데 슈퍼모델이었던 가브리엘을 다 알아보고 셀럽처럼 대해줘서 너무 좋아하는 장면과 똑같아서 소름 돋았다.
앞에 보육원도 그렇고 이건 뭐 영화 기생충도 아니고 극과극의 삶을 대조해서 조르지나를 더 빛나 보이게 하고 싶었던 건지 제작진의 의도를 모르겠다. 조르지나의 목적이 어찌 됐건 좋은 일은 한 것은 맞지만 보기 불편했다.
조르지나가 호날두를 등에 엎고 셀럽이 된건 사실이지만 94년 생에 이미 본인이 일군 재산이 100억이라니 대단한 여자이긴 한 것 같다. (호날두는 자산 5000억이라고 한다.) 호날두가 한 달에 1억 3천만 원씩 용돈을 준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건 진심 부러움을 넘어선 경이로울 지경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것은 조르지나와 호날두의 관계이다. 호날두가 대리모를 통해 낳은 자식 3명과 조르지나가 낳은 자식 1명을 키우고 있고 조르지나가 현재 쌍둥이를 임신했다는데 결혼은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이다.
이 부분이 다큐 아이엠 조르지나에 나올까 궁금했는데 호날두는 느낌이 딱 오는 순간에 청혼할 것이라는 애매한 말 한마디만 남겼다. 조르지나는 친구들에게 언제 결혼하냐고 놀림을 받고 있고 본인도 몹시 원하는 눈치로 그려져서 조금 애처로웠다.
사실 재산이 50억이면 모르겠지만 5천억 정도면 결혼은 신중하게 하는 것이 맞지만 호날두가 조르지나를 좀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반대급부로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으니 조르지나도 군말 없이 살고 있겠지만 말이다.
사실 호날두와 조르지나가 세간의 논란도 많아서 보이콧(?)해야 되나 싶었지만 나도 어쩔수 없이 머리에 똥찬 여자인걸... 시즌2도 이미 제작 중이라고 하는데 나오면 아마 또 넘기면서, 욕하면서, 부러워하면서 볼 것 같다. 부럽기도 하지만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부럽지도 않은 조르지나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넷플릭스에서 시청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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